(참가자 입장이 아닌 스텝 입장에서 쓴 글이다!)
2017년에도 Women TechMakers를 참가했던 적이 있는데 그때 기억이 좋았어서 이번엔 스텝으로 참가해보았다.
6:30 AM
행사 일주일 전 간단히 사전 모임을 가진 뒤, 행사 당일인 오늘(4.13) 코엑스에서 8시에 집결했다. 출근 시간이 10시인지라 평소보다 두 시간은 일찍 일어나야 했는데 약간 늦잠을 자서 아빠가 태워다줬다.
근데 막상 가보니 내가 1등이었다!!! (30분 일찍 감;;;)
8:00 AM
8시 즈음 옷을 갈아입은 뒤 출석체크를 하고 본격적으로 가내수공업(?)을 시작했다. 참가자들에게 나눠 줄 에코백에 물과 유리컵, 팜플렛, 스티커, 와펜 등을 넣어 일렬로 쌓아두는 거였는데 간만에 단순노동을 하니 정말 신선했다. 누군가 아이돌 노래를 2배속으로 틀어놨는데 그것 덕분에 더 빠르게 일한 것 같다(중간에 이마트송도 나옴ㅋㅋㅋ).
10:00 AM
준비를 얼추 끝내고 나니 10시가 넘어가서 다같이 김밥을 먹었다. 노동 뒤에 먹는 건 뭐든지 꿀맛ㅠ
참가자 등록은 11시부터여서 잠깐 쉬며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했다. 오늘 스텝으로 모인 사람들 중 얼굴을 아는 사람도 몇 있었는데 다시 만나니 너무 반가웠다. 개발자 행사를 자주 가서 좋은 점 중 하나가(사실 제일 좋은 점이) 이전에 본 사람을 또 볼 수 있다는 거다.
11:00 AM
참가자 등록 시작! 내 역할은 <홀관리>여서 1) 등록하는 사람들을 안내하거나 2) 부스에 사람이 너무 많을 경우 정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참가자 분들이 다 잘 따라주어서 어려운 건 없었다.
12:00 PM
12시에 사람들에게 '키노트 시작합니다!!!!'라고 크게 외쳐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다른 분들도 외치고 있어서 나도 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생각해보니 내가 사람들 앞에서 큰 소리로 뭔가를 외쳤던 적이 너무 까마득하더라. 그래서 나도 그냥 한번 크게 외쳤는데 기분이 아주 좋았다.
12:20 PM
웨이브가 몇 번 지나고 좀 한가해졌을 때 부스를 돌았는데 다들 엄청 알차게 준비해왔더라! 토스에서는 센스있게 여성 과학자들의 모습을 담은 스티커와 포스터를 준비했다. 그 외에도 귀여운 스티커들이랑 먹을 거랑 수첩 등등을 받았다.
1:00 PM ~ 5:20 PM
첫 번째 세션이 끝나고 20분간 휴식 시간이 있었는데, 이때부터 홀관리 대신 <과자 나눠주기>를 맡아 했다. 이걸 시작할 때만 해도 지옥이 펼쳐질 줄은 몰랐지....
과자가 생각보다 무지하게 많았고, 사람도 생각보다 무지하게 많아서 미친듯이 박스를 나르고 까야했다!! 집에 와서 걸은 걸음을 보니 12,000보가 넘더라. 어디서 긁힌지 모를 상처도 생기고...
근데도 재밌었다 하면 좀 미친 소리 같지만 정말 재밌었다. 사람들이랑 같이 뭘 하는 것도, 짬날 때 쉬며 떠드는 것도, 점점 웃음을 잃어가며 과자 박스를 까는 것도 너무 웃기고 즐거웠다ㅋㅋㅋ(진짜임)
이 모든 건 좋은 사람들과 같이 해서 가능했던 것 같다. 단 하루였고 대부분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지만 정말 동료라는 느낌이 들었다. 힘들었지만 다음에 또 기회가 생기면 꼭 다시 하고 싶다.(과자 까기 말고 스텝!!!)
5:20 PM ~ 6:00 PM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들은 세션은 다노의 공동대표인 이지수 님의 세션이었다. 제목은 "인생 속의 '일'에 대한 이야기. 행복하게 일을 하기 위한 직무자존감"이었는데 직무자존감이라는 말은 처음 들어봐서 흥미로웠다. 중간에 각자의 직무자존감 점수를 매겼는데 이직한 지 몇 주 되지 않아 매기기 애매한 항목들이 많았다. 반 년 뒤, 일 년 뒤에 다시 매겨봐야겠다.
6:00 PM ~ 8:00 PM
뒷정리를 하며 단체 사진을 찍고 사람들과 SNS를 공유했다. 난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개발자 네트워킹을 위해 사용하고, 인스타그램은 가족/친구들과 일상을 공유하기 위해 사용하는데 오늘 만난 사람들과는 일상도 공유하고 싶어서 웬만하면 인스타그램을 주고받았다.
뒷풀이로 샤브샤브를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11:42 PM
졸려 기절할 것 같지만 지금이 아니면 못 쓸 것 같아서 후기를 쓰고 있다. 진짜 다들 만나서 너무 좋았고 또 만나고 싶다. 그럼 다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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