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편두통으로 일찍 잠에 들었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두통은 훨씬 괜찮아졌지만 뒤통수와 눈 부근은 여전히 욱신거렸다.
오늘 하루는 내내 차로 이동이라 했으니, 차에서 자면 좀 나아지겠거니 하며 호텔을 나섰다.
가이드와의 조우
가이드의 지시대로 아침 7시 즈음에 호텔을 나가니 스타렉스 한 대와 운전수, 그리고 가이드가 서 있었다.
여행 전 여행사와 일정 및 숙소를 조율할 때 여성 가이드를 부탁했었는데, 놀랍게도 스물 여섯의 어린 여성이었다!
우리 여섯 명이 모두 30대 초반이었기에 가이드라기보단 아는 동생 느낌이었다.
(여행 내내 그랬다. 편하긴 했지만 믿음직스럽진 않았다🥲)
환전
일단 가지고 있는 달러나 원화를 몽골 화폐인 투그릭으로 바꾸기 위해 호텔 근처 환전소로 향했다.
달러나 원화나 비슷비슷해서 그냥 원화만 들고 가도 괜찮겠다 싶었다.
짐들은 기사 아저씨가 이렇게 테트리스를 해서 트렁크에 넣어주셨다.
차종은 스타렉스였는데, 우리 캐리어 말고도 물이나 식료품, 그릇, 침낭 등이 있기 때문에 자리가 좀 빠듯했다.
6명 기준 22인치 캐리어 하나, 24인치 캐리어 다섯 개였다. 한두 명이면 몰라도 모두가 28인치 이상이면 자리가 매우 부족할 것.
차를 타기 전 이렇게 모두가 손을 모아 화이팅을 외쳤다. 뭔가 이런 으쌰으쌰는 항상 플래그 같이 느껴지곤 하는데, 그게 진짜가 될 줄은...
나중에 이야기하겠지만 우리는 도중에 여행사와 싸우고 운전 기사를 한 번 바꿨다.
아침 때우기 & 장보기
환전을 한 뒤, 근처 마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편의점에 가서 아침을 먹기로 했다.
주변 풍경은 약간 경기도의 그것과 비슷하다.
GS에 가서 다같이 오모리 김치찌개를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이드는 본인의 몽골 이름이 발음하기 어려우니 한국 이름으로 불러달라 했다. (ㅇㅋㅇㅋ)
도시(울란바토르) 출신이라 했고, 올해 한국에서 대학원을 졸업한다 하여 우리 모두를 놀라게 했다. (가방끈 실화냐)
참고로 몽골 울란바토르에는 한국 편의점-그중에서도 씨유-이 굉장히, 굉장히 많다.
아래는 최대한 몽골스러운(?) 구간을 찾아 찍은 건데, 둘러보면 한국 과자/음료 등이 정말 많다.
아! 그리고 도시 편의점이나 마트에는 웬만하면 화장실이 있으니, 급할 때 젤리 한 봉지 사고 이용하는 것을 추천!
다 먹고 난 뒤 차를 세워둔 마트에서 장을 봤다.
초콜릿이나 젤리 등 집어먹기 좋은 간식들과 보드카 한 병, 그리고 보드카에 섞어 마실 주스를 샀다.
우리 일행은 보드카를 하루에 한 병 정도 마셨는데, 나중에 듣고보니 몽골 여행을 다니는 한국인 팀들 중 우리가 굉장히 적게 마시는 편이라 했다.
아래는 몽골 마트나 편의점에 꼭 있는, 발음하기 어려운 요상한 과일로 만든 주스다.
맛도 진짜 요상한데, 한번쯤은 먹어보길 권한다.
가이드가 말하길, 몽골인들은 나름 즐겨 마신단다.
이제 본격적으로 차 타고 달리기!
그 후 곧바로 차를 타고 다섯 시간 쯤 달렸다.
몽골은 남부로 한참 가야 사막이 나오는데, 꽤 깊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몇 시간 달린다고 바로 사막이 보이진 않는다.
사막이 나오기 전까진 계속 황량한 초원을 지나야 하는데 나는 사막보다도 이 초원들이 너무 좋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인 베터콜사울에서, 사울이 사막으로 끌려가서 죽을 뻔한 에피소드가 있는데 그때 풍경과 비슷했다.
달리는 도중 초원 가운데 덩그러니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분위기가 참으로 독특한 곳이었다.
대낮인데도 미러볼이 돌고 있었고, 방에는 노래방 기계가 있었다.
식사는 그럭저럭.
몽골 가면 양고기 많이 먹는다 말만 들었지, 진짜로 매일 양고기를 먹게 될 줄은 몰랐던 우리는 이때만 해도 양고기를 나름 맛있게 먹었다.
닭고기를 얇게 튀겨서 허니 머스타드 뿌린 게 제일 맛있었는데 좀 용가리 같기도 했다.
즈왕이라는, 양고기와 떡진 밀가루 국수를 볶음 음식은 양고기 냄새가 너무 강해 난 한입만 먹고 말았다.
다시 출발하려는데 염소 떼가 지나갔다.
처음엔 신기해서 사진을 막 찍었는데, 나중엔 음~양이네~ 염소네~ 하고 말았다. 그만큼 자주 볼 수 있다.
저녁 7시쯤 되어서 어떤 마을에 잠깐 들러 식료품을 샀다.
몽골은 모래바람 때문인지 건물들이 다 폐쇄적인 느낌이 든다.
가이드와 건물 안의 어딘가로 들어가 산, 다소 충격적인 비주얼의 양고기.
보다시피 막 위생적인 환경은 아니다.
참고로 저거 그대로 비닐봉다리에 담아줬다.
그냥 매일 여행하면서 느낀 건데, 위생 많이 따지는 사람은 몽골 여행... 많이 힘들 것이다.
(요리할 때 씻고 하죠? -> 가이드가 요리해서 잘 모르겠음😅)
건물 안에 작은 마트도 있길래 콜라나 주전부리를 샀다.
가이드가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줬는데 맛은 없었다. 푸석했다.
뭔가 미묘하게 불평이 계속되는 것 같지만 사실을 얘기하는 것 뿐이다.
우린 정말 재미있게 여행했다. 진짜! 하지만 몽골여행이 힘들고 비위생적인 건 사실이다!!!!
이날 저녁 도착한 여행자 게르 캠프.
이건 이야기가 조금 길어질 것 같아 숙소 후기와 함께 다음 포스팅에 올리도록 하겠다.
숙소 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몽골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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