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씁쓸한 초콜릿>은 중학생인가 고등학생 때, 학교 도서관에서 읽었었는데 연어랑 버터 바른 식빵에 대한 표현이 정말 끝내줬던 걸로만 기억했다.
제목을 까먹고 있어서 못찾다가 며칠 전에 생각해 냈다!
으...에바가 냉장고에서 연어 꺼내 먹는 장면은 정말 다시 봐도 끝내준다!
에바는 얇은 연어 조각을 불빛에 비추어 보았다. 색깔이 정말 고왔다! 입 안에서 침이 고였다가 흥분으로 꿀꺽 넘어갔다.
'이거 하나만이야.'
그러고는 입을 벌려 연어를 입 속에 넣었다. 에바는 혀로 연어를 입천장에 대고 지긋이 눌렀다. 아주 천천히, 정성스럽게. 그리고 씹기 시작했다. 역시 천천히, 맛을 음미하면서.
빵에다 버터를 발라 먹는 것도 한 서너번 등장하는데 정말 마음에 쏙 드는 장면이다.
빵은 거의 흰색 그대로였지만 따뜻하고 좋은 냄새가 났다. 에바는 재빨리 빵에 버터를 발랐다. 그러고는 빵에 바른 버터가 가장자리부터 가운데까지 녹아드는 모습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
에바는 버터를 아주 두껍게 발랐다. 부드러운 빵 위에 냉장고에서 꺼낸 아주 차가운 버터를 바르면 더욱 맛이 좋았다. 에바는 우선 가장자리부터 돌아가며 뜯어먹은 다음, 말랑말랑한 안쪽 부분을 먹기 시작했다. 빵을 물어뜯을 때는 먼저 조심스럽게 이빨로 버터를 뒤쪽으로 밀어냈다. 마침내 이빨 자국이 난 버터 장벽이 빙 둘러선, 둥그런 조각만이 남았다. 에바는 그것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다가 입 속으로 집어넣었다.
맨 처음 등장한 청어 오이 샐러드도-그걸 손으로 집어 먹다니 정말 끝내준다! 역시 멋있다.
에바는 샐러드 그릇에서 뚜껑을 뜯어 땅바닥에 내려놓았다. 잠깐 동안 에바는 샐러드를 주의 깊게 바라보았다. 회분홍색 청어 조각들이 기름진 하얀색 마요네즈 속에 묻혀 있었다. 생선 조각 하나에 은청색 껍질이 아직 붙어 있는 게 보였다. 에바는 이 조각을 엄지와 검지로 조심스레 집어 들어 입 안에 넣었다. 시원했다. 시큼하면서도 톡 쏘는 맛이 났다. 에바는 순하고 기름진 마요네즈 맛이 분명하게 느껴질 때까지 혀로 생선 조각을 천천히 굴렸다. 그러고는 생선 조각을 씹어서 삼켰다. 곧바로 에바는 다시 그릇에 담긴 청어를 손가락으로 집어 입 안에 쑤셔 넣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소스는 집게손가락으로 긁어냈다.
할머니 집에서 먹은 기름진 거위 요리...나중에 베이징덕 한번 먹어보고 싶다.
커다란 거위 요리는 갈색 빛깔에 윤기가 흘렀다. 기름이 거위를 타고 마냥 흘러내려 소스 위에는 밝은 금빛 방울들이 둥둥 떠다녔다. 할머니는 식탁 앞에 서서 접시를 들고 거위 다리 한 개와 경단 두 개를 올려놓았다. 그러고는 작은 국자로 기름 방울이 진 소스를 그 위에 부은 다음, 접시의 나머지 빈자리를 붉은 양배추로 채웠다.
사실, 오로지 '먹는 장면'에만 중점에 두고 산 책이라 다른 내용은 별 흥미가 없다.
그럼에도 아주 만족스러운 책이다.
2)
<안녕, 머그컵 케이크>는 그냥 실용서지만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그리고 컵케이크 사진을 고화질로 소장하고 싶어서 샀다.
사진은 한장당 한쪽씩 뿐이라 약간 싱겁긴 했지만 그럭저럭 만족.
뭐지 이 사진은...무튼 이런 식.
요리 과정이 좀 더 자세하게 써져 있고 사진도 많았음 했지만...컵케이크는 맛있어 보인다.
3)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도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내 생각보다 많이 우울한 책이긴 했지만 뭔가 후추냄새가 나는 그런 책임
어쩐지 페미니즘 문학에서도 다룰 듯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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