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분류 전체보기321

역시 먹는 장면은 옳다. <씁쓸한 초콜릿>,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등 1)은 중학생인가 고등학생 때, 학교 도서관에서 읽었었는데 연어랑 버터 바른 식빵에 대한 표현이 정말 끝내줬던 걸로만 기억했다. 제목을 까먹고 있어서 못찾다가 며칠 전에 생각해 냈다! 으...에바가 냉장고에서 연어 꺼내 먹는 장면은 정말 다시 봐도 끝내준다!에바는 얇은 연어 조각을 불빛에 비추어 보았다. 색깔이 정말 고왔다! 입 안에서 침이 고였다가 흥분으로 꿀꺽 넘어갔다.'이거 하나만이야.'그러고는 입을 벌려 연어를 입 속에 넣었다. 에바는 혀로 연어를 입천장에 대고 지긋이 눌렀다. 아주 천천히, 정성스럽게. 그리고 씹기 시작했다. 역시 천천히, 맛을 음미하면서. 빵에다 버터를 발라 먹는 것도 한 서너번 등장하는데 정말 마음에 쏙 드는 장면이다.빵은 거의 흰색 그대로였지만 따뜻하고 좋은 냄새가 났다. .. 2016. 3. 1.
성석제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 오래 묵은 책 냄새가 나는 그 방. 반지르르한 바닥, 낡은 소파가 있고 이상한 형광등이 매달린 그 방. 그러나 방이 비었다. 주인은 오래전에 떠났다. 그러나 나는 그곳에 누군가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최소한 무엇인가, 방이라도 살고 있으리라. 나는 그곳에 내 첫사랑이 살고 있기를 바란다. 그녀는 스물 다섯 해 전에 나를 떠났지만 이제는 돌아왔을지도 모른다. 황금빛 머리를 빗어내리면서 베틀노래를 부르고 있다면 좋겠다. 나는 그곳에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들이 와 있기를 바란다. 그곳에서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망자라도 얼마든지 살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문을 열면 그는 “안녕”이라고 생시처럼 한쪽 눈을 감았다 뜨며 인사를 해줄지도 모른다. 그들이 오지 못한다면 그곳에 어처구니라도 살아주었으면 좋.. 2016. 3. 1.
마크 트웨인 <허클베리 핀의 모험> 1) 은 1884년에, 은 1876년에 발간되어, 을 톰 소여의 후속작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실상은 좀 다르다. 아직 톰소여를 읽어 보지 않아서 자세한 비교는 하지 못하지만, 우리가 알던 바와는 다르게 톰소여보다는 이 훨씬 좋은(가치있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톰 소여가 소년들의 장난스러운 모험을 다뤘다면, 허클베리는 모험의 범위가 더 넓고 다루는 내용도 더 깊이있다고나 할까...) 실제로 후반부에 톰이 등장하긴 한다. 그런데 톰이 놀라울 정도로 약삭빠르고 또...빙신미가 넘쳐서... 놀랐다. 2) 이 책이 처음 출간됐을 땐, 그렇게 좋은 시선을 받진 못했다. 헉이 쓰는 상스러운 말과 '검둥이(nigger)'라는 단어 때문이다. 근데 사실 내가 본 '열린책들'의 번역본에서는 '검둥이'를 빼.. 2016. 3. 1.
빌 브라이슨 <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 사실 '책'은 사람을 웃기는 데에 능한 콘텐츠가 아니다.일단 글로 읽으니 말보다는 즉흥성이 떨어지고, 억양도 없고 악센트도 줄 수 없다.대화에서는 상대방의 피드백이 곧바로 나오는 반면 책은 절대 그렇지 않다. 이러니 자꾸만 쓸데없는 도전을 하는 (눈치없는) 작가들이 몇몇 있다.소설에서 독자를 웃기려는 시덥잖은 말들 중 대부분은 작가 본인만 웃기다고 생각하는 농담같다.(소설에 등장하는 성적 농담의 대부분이 이런 듯.) 그래서,오히려 그러한 점 때문에 나는 제대로 웃긴 책들을 매우 좋아하는데,은 내 기준에 정확히 부합하는 책이다. 가볍되 경박하지 않고, 농담 때문에 글의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비유가 적당하고 거친 말도 거슬리지 않는다.(심지어 매춘부 얘기까지도 웃기다.) 그러나 왈론 지역에는 영어를 하는 사.. 2016. 3. 1.
반응형